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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 자체가 보상이다,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지은이 월터 아이작슨, 민음사(2011)읽은 기간 : 2025. 9. 4 ~ 9. 19 이 책은 스티브 잡스의 전기다. 전기지만 스티브 잡스를 미화하지도, 악마화하지도 않았다. 인터뷰한 사람들의 육성을 편집해서 실었고 스티브 잡스를 어떤 인물로 평가할지는 독자의 몫으로 남겨 두었다. 목차도 잘 짰다. 목차와 소제목만 보아도 스티브 잡스의 면모와 일생이 한 눈에 보인다. 소설처럼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전개, 깔끔하면서 읽기 쉬운 문체 덕분에 구백 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속도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이 나에게는 완벽한 타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땐 아주 잘 알던 사람의 죽음을 접하듯 뭉클해지는 순간이 있었다. 문학적 성취까지 이룬 좋은 작품이기에 전 세..

독서노트 2025.09.22

일러바치는 심장 -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일러바치는 심장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번역 박미영, 출판 스피리투스 2019) 에드거 앨런 포(1809~1849)근대 미국 문학의 뿌리.근현대 환상문학과 추리문학의 창시자.그의 영향을 받은 작가와 작품들은 무수히 많다. 셜록 홈즈, 괴도루팡, 에도가와 란포, 레이먼드 커버, 스티븐 킹. 이 모두는 에드거 앨런 포로부터 비롯되었다고.(출판사 책소개 발췌) 아주 어릴 때 책이 닳도록 읽은 ‘유령선’이 아무래도 포의 장편 소설 ‘아서 고든 핌의 대모험’이라는 의심이 든다. 외가댁에서 굴러다니던 문고판 소설 속에 실렸던 ‘검은 고양이’와 ‘윌리엄 윌슨’은 내가 처음으로 접한 포의 공포 단편이었다. 사춘기 시절 앞 구절이 좋아 외워서 중얼거렸던 ‘애너벨 리’는 포가 쓴 마지막 시였다고 한다. 오래고 오랜 ..

독서노트 2025.05.21

삼생삼세 십리도화 -불완전한 사랑꾼, 익군 이경에 대하여

중국 드라마 삼생삼세 십리도화는 58회에 이르는 긴 이야기답게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온다. 그중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퇴폐남이면서도 한 사람만을 평생 사랑하는 비운의 캐릭터 '익군 이경'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퇴폐적이면서도 순수한 서서브남주역을 너무나 잘 표현한 장빈빈배우님의 열연이 인상 깊었다. 익족은 힘으로 따지면 천족과 대등한 세력이다. 30만 년 동안 천족의 영향력 아래 있어서 불만을 품고 사해팔황의 주도권을 쥐려고 한다. 익군 경천은 내가 가질 수 없다면 남도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익족의 수장인데 전쟁에서 패하자 동황종(세상을 파멸할 힘을 가진 법기)을 열어서 세상을 멸망시키려고 한다. 자식이 죽으면 자신의 힘이 증가하는 마법까지 걸어놓은 무자비한 악당이다. 그런 경천과 어울리지 않게 ..

감상노트 2025.04.23

디스토피아 SF소설 우리들,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마틴(1884-1937)

조지오웰의 ‘1984’,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문학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본 작품일 것이다. 이 두 소설의 효시 같은 작품이 있다. 바로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마틴의 ‘우리들’이다. 출판연도를 보면우리들 /1921멋진 신세계 / 19321984 / 1949 이 세 작품을 3대 디스토피아 SF소설이라고 한다. ‘우리들’의 배경은 미래사회다. 이백 년 전쟁 후 살아남은 인류는 극단적인 전체주의, 통제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번호 D-503은 우주선 발사를 책임지는 엔지니어 수학자인데 우주선에 실어 보낼 글,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를 소개하는 글을 쓴다. 글에서 설명하는 사회는 다음과 같다. 번호 : 이름없이 모두 번호로 불린다. 소설 제목이 우리들인 이유는 나, 개인을 인..

독서노트 2025.03.25

발터 뫼르스의 꿈꾸는 책들의 도시

발터뫼르스 지음, 들녘, 2015 이 책은 책덕후들에게 헌정하는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혹시 친척이나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거실 장식장을 가득 채운 책들에 빠져 그 앞에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적이 있다면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바로 그런 이들, 아니 그보다 더한 책처돌이들이 사는 차모니아 대륙에서 일어나는 모험 이야기이다. 차모니아에서 문학의 위상은 대단히 높다. P18만약 린트브름 족의 요새에 살고 있는 한 젊은 공룡이 글을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면 부모는 그에게 대부시인(代父詩人)을 한 명 정해준다. 대부시인이라는 기발한 발상이 가능한 작가 발터 뫼르스는 만화가이기도 하다. 책 사이사이 작가가 직접 그린 멋진 삽화를 볼 수 있다. 주인공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는 자신의 대부시인..

독서노트 2025.03.16

술꾼, 최인호 단편소설

위대한 작품을 보면 할 말이 없어진다. ‘술꾼’을 처음 읽었을 때 숨이 멎는 것 같았다.읽는 내내 1970년 한겨울 밤의 한기 속에서 주인공과 함께 술집을 헤매다니다 결국 아이도 어른도 아닌 주인공의 신산한 현실을 깨닫고 작품이 주는 절망감에 압도되었다.  단편 술꾼의 작가 최인호님은 고등학교 2학년인 1963년에 신춘 문예 입선한 경력이 있다. 1967년 단편 견습환자>로 등단하여 197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가 되었다. 신문에 연재한 별들의 고향>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호스티스 문학’이나 쓰는 저질 작가라고 한 때 평단에서 외면당하기도 했다. 순수문학과 대중문학의 경계는 무엇일까. 그런 평가가 온당했던 걸까. 유신독재 시기, 전쟁의 상흔이 가득했던 1970년대의 문단은 최인호라는 작가를 좋아..

독서노트 2025.03.08

밤의 언어를 읽고

밤의 언어.어슐러 크로버 르귄 지음. 조호근 옮김. 서커스(2019) 는 르귄의 강연과 에세이를 모은 평론집이다. 내가 읽은 책은 1989년에 출판된 ‘1979년 판본’의 개정판이다. 르귄의 전미 도서상 수락 소감이 매우 감동적이라기에 찾아 읽게 되었다. 참고로 이 책에 실린 은 2014년 전미 도서상 공로상 수락 소감이 아니다. 알고보니 1972년 르귄은 ‘머나먼 바닷가’로 전미 도서상 아동문학상을 수상했었고, 그 때 이 책에 실린 연설을 했었다.당연하겠지. 1979년에 출판된 책에 2014년도 글이 실릴 수 없지 않은가. 그러나 이 실려 있지 않아도 르귄의 문학을 좋아하고, 판타지와 SF 소설을 써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르귄은 어떻게 SF 소설가가 되었나. 에..

독서노트 2025.03.06

바람의 열두 방향을 읽고

바람의 열두 방향. 어슐러K.르귄의 초기 단편선 (2004, 시공사) 좋아하는 연예인의 학창 시절 졸업 앨범이나 데뷔 초기 영상을 들여다보듯 기대 반 호기심 반으로 르귄의 초기 단편선을 읽어보았다.  어슐러K.르귄의 K(Kroeber)는 작가의 아버지 성, 르귄은 남편 성이다. SF문학사에 큰 획을 그은 문학가를 그분의 남편 이름으로 기억한다는 사실이 좀 씁쓸하다. (퀴리부인도 퀴리의 부인이었지.) 르귄의 작품은 크게 헤인 시리즈, 어스시 시리즈, 서부 해안 연대기로 나눈다. 헤인 시리즈는 우주여행을 하는 미래 인류를 다룬 SF이고 어스시나 서부해안 연대기는 마법을 다룬 판타지 소설이다.  에는 헤인 연대기나 어스시 시리즈와 세계관이 같거나 토대가 된 작품들이 여러 편 있다.  나의 경우 ‘어둠의 왼손’..

독서노트 2025.02.28

퇴마록 애니를 보았습니다.

요즘 뭐 재밌는 거 없나 개봉영화 리스트를 뒤적이다 퇴마록 애니메이션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퇴마록이 끌렸던 이유제가 퇴마록 소설 세대입니다. 90년대 문화 창구였던 비디오 가게, 도서 대여점 거기서 퇴마록은 빠질 수 없죠.  소설 : 퇴마록장르 : 오컬트, 어반 판타지작가 : 이우혁연재기간 :  1993년~2001년(하이텔, 인터넷 이전 PC통신 서비스)단행본 : 국내 편(3권) 세계 편(4권) 혼세편(6권혼세 편(6권) 말세편(6권) 해설집(1권) 사실 소설 퇴마록은 영화화된 적이 있어요. 개봉 : 1998감독 : 박광춘출연 :  안성기(박신부), 신현준(현암), 추상미(승희), 오현철(준후)동원관객 : 150만명정도?수상 : 제19회 청룡영화상(1998) 기술상  영화 완성도를 떠나 좋아하던 책이 영..

감상노트 2025.02.26